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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노라면 Dec 03. 2021

꽉 막힌 시절을 견디는 지혜

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주역의 괘에 보면 박 剝이라는 괘가 있습니다.

산지박이라 하여 앞 뒤가 꽉 막힌 수 입니다.

답답한 일이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절망의 시기입니다.

살다 보면 그런 절망의 시간이 옵니다.

건강상으로나, 사업적으로나, 때론 살아가는 관계에서 그런 극한의 절망을 경험하기도 합니다.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그렇게 흘러갈 때가 있습니다.


그 시절을 견디고 이겨내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요.

주역에서는 그럴 때 가장 소중한 것이 희망의 불씨를 끄지 않는 것이라 합니다.

절망의 때에 제풀에 지쳐 쓰러지면 더 깊은 절망으로 들어갑니다.

그런 시절에는 일단 자세를 낮추고, 욕심을 버리고, 때를 기다리라 합니다.

석과불식 碩果不食이란 말이 있습니다. 소중한 종자는 먹지 않고 보관하여 남겨둔다는 말이지요.

지난한 겨울의 추위를 견디고 봄의 새싹을 키우듯이, 소중한 희망의 불씨를 석과불식의 마음으로 간직하여 다시 일어날 힘을 키우는 일입니다.


어수선한 시절입니다.

몸이 피곤하니 마음들도 각박합니다.

날카로운 대립의 칼날들이 어지럽게 날아다니는 시절입니다.

어느 말에 상처 받고, 어느 바람에 흔들릴지도 모르는 날들입니다.

옹졸한 욕심을 비우고, 마음을 열어봐야 할까 봅니다.

움츠러든 어깨를 펴고 큰 숨을 쉬어볼까 합니다.

이제 시작한 겨울을 준비하면서, 찬 바람은 피하고 따스한 온기를 가슴에 풀어야 할 때인가 봅니다.


세상 모든 이들의 마음이 따스하고 평화롭기를 기원해 봅니다.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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