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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화 - 조지훈

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by 사노라면

꽃이 지기로소니

바람을 탓하랴.


주렴 밖에 성긴 별이

하나 둘 스러지고


귀촉도 울음 뒤에

머언 산이 다가서다.


촛불을 꺼야 하리

꽃이 지는데


꽃 지는 그림자

뜰에 어리어


하이얀 미닫이가

우련 붉어라.


묻혀서 사는 이의

고운 마음을


아는 이 있을까

저어하노니


꽃이 지는 아침은

울고 싶어라.


낙화 - 조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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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 놓은 글 중에 이형기님의 낙화를 많은 분들이 찾아 읽어줍니다.

같은 제목으로 조지훈님의 '낙화'도 그 울림이 적지 않습니다.


꽃 없는 겨울에도

울고 싶은 꽃 지는 아침은 있습니다.

빈 가지의 겨울에도

꽃 흔드는 바람은 불어옵니다.

텅 빈 하늘의 겨울에도

먼 산에 귀촉도 울음 번져갑니다.


텅 빈 겨울에도

꽃이 지는 아침은

울고 싶습니다.


세상 모든 이들의 평화로운 시간을 기원합니다

-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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