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답답하니 뭘 보는 게 여의치 않습니다. 책도 그렇고, TV도 그렇고, 스마트폰은 더더욱 눈이 피곤합니다. 그러다 보니 눈을 감고 있는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눈을 감은 김에 유튜브 방송을 틀었습니다. 요즘의 이런저런 소식을 전하는 시끄러운 방송은 접어두고, 평소에 잘 듣지 않던 강연을 몇 개 찾아들었습니다. 책으로도 한참을 신경 쓰고 읽어야 할 이야기를 유튜브로 들어봅니다. 평소라면 몇 분 후 잠이 들었을 내용들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눈을 감고 집중해서 듣다 보니 이야기가 머리에 쏙쏙 들어옵니다. 그동안 듣지 못하던 새로운 이야기가 들립니다.
흘려듣던 이야기도 깊이 들립니다.
어쩌면 그동안은 나의 시선이 내용에 집중하는 걸 방해해서 자꾸 다른 생각을 하게 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오히려 눈을 감으니 또 다른 세상이 보이는 아이러니입니다.
'깊이 들음'을 경험하는 시간입니다
눈은 여전히 뻑뻑하지만, 그와 바꿔 얻은 세상이 귀합니다. 보는 것과 바꿔 얻은 듣는 세상이 반갑습니다.
흘려들음이 아니라 깊게 듣는 시간이 새롭습니다.
눈이 나아지면 다시 또 흐릿해질 경청의 감각일 테지만, 그동안이라도 경청의 시간을 즐겨볼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