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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노라면 Mar 07. 2022

때로는 야하게?

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예전에 노모가 입으실 옷을 사러 같이 간 적이 있습니다. 이런저런 옷을 고르고 점원이 권하던 중 이런 이야기가 들립니다.

'나이 드시면 이런 야한 색깔도 좋아요..'

옷을 보니 화려한 색상의 옷입니다.

왜 저런 옷을 야하다고 할까?

내가 생각하는 야한 옷과는 전혀 다른 의미입니다.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야한 옷은,,, 음, 이렇게 이렇게.. 음,,그렇습니다.^^;


문득 '야하다'는 단어가 궁금해졌습니다.

국어사전을 펼쳐 찾아봅니다.

이번엔 조금 서두르며, 살짝 기대에 차서, 혹시 누가 보려나 뒤도 흘끔 돌아보며 찾아봅니다.

이리 나와있습니다.

'야 (野, 冶) 하다 : 1. 천하게 느껴질 만큼 지나치게 화려하거나 자극적이다. 2. 또는 성적으로 자극하는 상태에 있다.  3. 품격이 없고 거칠고 상스럽다'


뭔가 내가 생각하는 의미와 앞뒤가 맞지는 않습니다.

한자도 뜬금없고요.

옷가게에서 파는 옷이 굳이 천하게 느껴지는 옷을 팔 이유도 없고, 거칠고 상스러운 옷 일리는 만무하고, 그렇다고 성적으로 자극적이지도 않은데 말입니다.

색상이 화려한 옷을 야하다고 하니 말이지요.

어쩌면 이 말이 쓰이던 시절의 관념에선 화려한 색상의 옷이 야한 옷이었으려나요.


이젠 세월 따라 의미도 달라져야 할지도요.

세상도 많이 달라졌습니다.

방송에서 '섹시하다'란 단어를 썼다고 방송 출연정지를 받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영화 '시네마 천국'에서처럼 키스신조차 온통 검열당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라는 책 제목 하나로 외설 시비를 받던 마 교수의 시절도 있었습니다.


지금은 '섹시'나 '야하다'란 단어는 영화나 드라마나 심지어 노래에서도 쉼표보다도 더 많이 나오는 시절입니다.

야하다는 기준도 많이 바뀌었습니다.

어쩌면 시절에 맞게 '야하다'는 단어도 점점 그 농도가 달라지는가 싶습니다.

개인마다 야함의 기준도 다르고, 야함의 수위도 다르듯이 말이지요.


아직도 '야하다'는 단어를 들으면 혼자 얼굴 빨개지는 제 머릿속 상상은, 사실 들여다보면 어쩌면 요즘 동화책보다도 더 밋밋할지 모릅니다.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게 야한 상상의 농도를 높여봅니다.

음.... 음.... 역시 그렇습니다.

얼굴이 빨개집니다.

자꾸 오타가 쳐집니다.

궁금해하지 마십시오.

오늘은 일단 여기까지 입니다.


세상 모든 이들의 므흣한 시간을 응원합니다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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