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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노라면 May 03. 2022

마음속 빗자루질

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오월의 바람 좋은 날 아침을 엽니다.

창을 열어 환기를 하며 방바닥을 빗질합니다.

통상 빗자루질을 하면 자세도 불편하고 허리가 아파 청소기를 돌리곤 하죠.

청소도 훨씬 빠르고 힘도 덜 들긴 합니다.


하지만 가끔은 이런 빗자루질 청소를 하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창 밖에서 지저귀는 새소리, 댓잎을 스치는 바람 소리, 잔잔히 들리는 음악소리를 청소기의 모터 소리 때문에 놓치고 싶지 않을 때가 있거든요.


더구나 빗자루질을 하다 보면, 무심히 스치고 지나치던 방의 구석구석을 찬찬히 들여다볼 수 있어요.

신속하게 해 치우는 청소기와는 달리,

빨아들여지지 않은 먼지도 발견하고,  쓸다가 눈이 가는 소품들도 정리하고,

의자를 끌어내다가는 잠시 앉아서 생각도 하고요.

그렇게 이런 빗자루질에는 여유로움이 느껴집니다.


빗자루질을 하며 우리네 마음도 생각해 봅니다.

우리의 마음도, 지치고 힘들어 위로가 필요할 때, 청소기처럼 강력한 주변의 전폭적인 응원과 격려가 부담스러울 때도 있습니다.

때론 그저 조용한 시선으로,

가벼운 등 도닥거림으로,

무심히 건네주는 커피 한잔으로  더 큰 위로를 받고, 더 큰 짙은 치유의 순간을 경험하기도 합니다.


때론 빗자루질처럼, 가만히 내 가슴의 상처를 들여다볼 시간도 필요합니다.

'저런, 많이 아팠구나'

'많이 좋아지고 있지?'

그렇게 우리 마음도 봄바람 같은 다정한 소곤거림이 필요할 때도 있습니다.


빗자루질을 멈추고 창밖의 하늘을 보며, 가만히 내 마음에도 빗자루질을 해 보는 오월의 어느 날입니다.

여러분 모두의 마음을 응원합니다

여러분 모두의 마음을 위로합니다.


세상 모든 이들의 평화로운 하루를 기원합니다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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