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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노라면 Sep 15. 2018

광고에선 절대 말하지 않는 것 들

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묻혀 캘리한조각

더위가 한창이던 지난 여름.

뜬금없이 오래 사용하던 김치 냉장고가 고장이 났습니다.

존재조차 새롭지 않게 같이 한 세월이 오래된 편하고 익숙한 녀석이었는데 공교롭게 이 더위에 고장이나니 고치기도 애매한 상태여서 부랴부랴 새 김치냉장고를 샀답니다.

가전제품이란게 사람마다 호불호가 있고,

장비마다 장단점이 있지만 평소엔 사지않던 'ㅅ'사 제품을 적당하다 싶어 샀지요.


새 제품이 오면 항상 그렇듯 , 새 제품이 주는 신선함과 기대감이 있는게지요.

그렇게 한달정도 지났을까요. 언제부턴가 집에서 깡통 터지는 소리가납니다. 한시간에 한번정도씩 어디선가 펑! 하는 소리가나서 깜짝깜짝 놀라는데 도대체 어디서 이런 소리가날까 하다 찾아낸게 새로 들여온 김치냉장고네요.

아마 인버터 콤프레샤가 돌아가는 소리로 추정은됩니다.

참다참다 고객센터로 문의전화를 했습니다.

상황설명을 했더니 몇군데로 돌던 전화에서 이런 대답을 해줍니다.

'이번 여름이 워낙 더워서요, 아마 그래서일거구요. 추워지면 괜찮아질겁니다...'

전혀 이해 못 할  '기상집약적 첨단기술'을 기준으로 한 답변에 살짝 당황스럽다가 올 여름이 이례없이 더웠으니 한번 기다려보자하고

기다리고 있습니다.

정말 그럴수도 있으니까요.정말 날씨 탓일수도 있으니까요.


포스트에 쓰는 이야기가 가을이야기도 잦아지고 창밖으론 서늘한 바람이 불어오는 요즘,

우리집 새 김치냉장고는 아직도 열심히 방구를 터트려댑니다(^_^)

더 놀라운건 이 김치냉장고의 광고문구엔 '새 기술적용으로 소음저감'이라 써져 있으니 당황스럽기도 하네요.

세상의 모든 광고는 내가 하고픈 이야기만 하는거긴 하지만 말입니다.


좀더 서늘해지면 고객센터에 다시 전화를 해보겠지만, 아마도 해결되지 못할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들면서, 펑펑 거리는 소리를 들을때마다 앞으론 다시는 이 브랜드의 가전제품은 사지말자는 강력한 맹세를 다시 한번하게 됩니다.


자동차도 소음때문에 센터에가면 '원래 이정도 소리는 나요'라는 지극히 매뉴얼적인 이야기도 듣지요.

하긴 정비소나 고객센터의 상담원들은 그분들이 잘못 만든것도 아닌 일로 매일매일 얼마나 많은 컴플레인을 들을까요.

사람이 하는일이니 모든 제품엔 불량이 있는거고, 고장은 나는건데 말이죠


하지만 중요한건 그런 상황에서의 대처하는 마음일겁니다.

쓰던 물건이 고장났을때, 어이없는 고장이 났을때의 마음을 서로가 조금만 더 이해해준다면,

기업이 말 사는데 돈을 쓰는거보다 사람 마음을 얻는데 돈을 쓰면 어떨까하는 생각이드는 요즘입니다.

권력의 마음말고 소비자의 마음 말이죠.


세상 모든 감성 노동자분들의 마음의 평화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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