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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노라면 Sep 17. 2018

선물같은 오늘

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묻혀 캘리한조각

지난 주말, 애들처럼 배가 아퍼 병원을 갔다가 장염이라며 갑자기 입원하라해서 얼떨결에 병원신세를 지고 나왔습니다.


흔한 일이고, 다행히 별다른 증상없이 완화되어 오늘은 한결 멀쩡해졌습니다만, 링거를 맞고 누워있던 시간동안은 이런 저런 생각을 할 기회가 되었습니다.


몸이 편치 않으니 마음도 불편해집니다

늘  쓰던 글도 생각도 안나고 늘 보던 글도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고보면 내가 여태 쓰고 말하고 이야기하던 모든것들이 몸과 맘이 편안할때나 생각하고 이야기할수 있는 일이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되니, 이리 글을 쓰던 모든 시간들이, 묵상을 하던 모든 시간들이 감사한 시간들이었습니다.

또 나의 작은 이야기들을 보아주시는 모든분들의 관심도 각자의 작은 여유의 시간을 내어 읽어주시고 공감을 해주시는것이니 그 또한 감사한 일입니다


매번 병원이나 장례식장을 다녀올때면, 오늘 지금 이 순간의 소중함을 생각하게됩니다.

우리가 흔히 인생은 한권의 책이라 이야기하고 어떤 페이지를 어떻게 채워가는가를 이야기하곤 하지요.

가만히 생각해보니, 우리 인생을 채우는 책의 그 한쪽의 페이지, 오늘이라는 페이지는 그날그날 우리가 받는 선물인가봅니다.

우린 빈 종이 가득한 책을 받고 태어난게 아니라, 내 이름을 적어둔 표지 한장만을 달랑 들고 태어나는 겁니다.

그리고는 매일매일의 페이지는 그날의 선물로 받아지는게지요.

고요히 눈 뜬 아침,

때론 초록의 싱그러움과 함께,

때론 촉촉히 적셔주는 빗방울과 함께,

때론 세상을 덮어주는 흰 눈과 함께,

그렇게 선물처럼 오늘이라는 페이지를 선물받는겁니다

그렇게 받은 선물에 오늘을 채워넣고

그리곤 내일의 선물을 희망함 뿐이지요.

그렇게 채워나간 페이지들이 모여 나중에 내이름의 표지를 갗춘 한권의 인생책이 되는건가봅니다.


그런 은총같은 선물인 오늘을

우리는 그저 매일 있는 당연함처럼,

마치 쌓아놓은 나의 재산인양,

그렇게 의미없이 뽑아쓰며 날려왔는지도요.

어쩌면 신이 우리에게

때론 아픈 오늘을 참으라고

오늘이라는 선물과 함께 주신

무지라는 마약 탓이기도 할겁니다.

정작 써야할 곳에 쓰지못한 무지의 마약이

소중한 선물을 낭비하게 하는게지요.


그런 무지의 마약에 너무 깊게 취했을때 우리의 신은 이러한 식으로 우리를 일깨워 주시는가 봅니다.

이렇게 경고하시어 취한 눈을 뜨게 하시나 봅니다.

이렇게 이야기 하시어 선물같은 오늘을 다시 보시게 하나 봅니다.


새삼 반갑고 귀한 시간의 오늘을 봅니다.

오늘의 이 시간에 감사합니다

그리고 각자의 귀한 시간에 짬을 내시어 제 이야기를 들어주시는 모든 분들도 감사합니다.

여러분 모두의 선물같은 오늘이 큰 기쁨과 행복한 미소로 가득 채워지시길, 그리고 내일도 모레도 여러분들의 선물이 그러한 이야기들로 충만하기를 기원합니다


세상 모든이들의 평화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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