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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노라면 Sep 03. 2022

벌새가 사는 법 - 천양희

사노라면의 붓 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벌새는 1초에 90번이나

제 몸을 쳐서 

공중에 부동자세로 서고 

파도는 하루에 70만 번이나

제 몸을 쳐서 소리를 낸다


나는 하루에 몇 번이나

내 몸을 쳐서 시를 쓰나


천양희 -벌새가 사는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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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양희 시인의 '벌새가 사는 법' 이란 시를 열어봅니다.


벌새의 바쁜 날갯짓에서

시인은 일생의 자기성찰을 이야기합니다.

날갯짓을 멈춘 새가 날 수 없듯이

파도짓을 멈춘 파도가 더이상 파도가 아니듯이

떨어지지 않은 구름은 비가 될 수 없듯이

끊임없는 날갯짓으로 이루어지는 우리의 내일을 이야기합니다.


매너리즘에 빠진듯한 나의 붓끝을 보면서, 뭉뚝해진 나의 연필 끝을 보면서, 이 시의 마지막 구절을 부끄럽게 읽습니다.


'나는 하루에 몇 번이나

내 몸을 쳐서 시를 쓰나'


느슨해진 내 날개를 돌아보는 오늘입니다.


세상 모든 이들의 평화로운 하루를 기원합니다

-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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