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새가 사는 법 - 천양희
사노라면의 붓 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벌새는 1초에 90번이나
제 몸을 쳐서
공중에 부동자세로 서고
파도는 하루에 70만 번이나
제 몸을 쳐서 소리를 낸다
나는 하루에 몇 번이나
내 몸을 쳐서 시를 쓰나
천양희 -벌새가 사는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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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양희 시인의 '벌새가 사는 법' 이란 시를 열어봅니다.
벌새의 바쁜 날갯짓에서
시인은 일생의 자기성찰을 이야기합니다.
날갯짓을 멈춘 새가 날 수 없듯이
파도짓을 멈춘 파도가 더이상 파도가 아니듯이
떨어지지 않은 구름은 비가 될 수 없듯이
끊임없는 날갯짓으로 이루어지는 우리의 내일을 이야기합니다.
매너리즘에 빠진듯한 나의 붓끝을 보면서, 뭉뚝해진 나의 연필 끝을 보면서, 이 시의 마지막 구절을 부끄럽게 읽습니다.
'나는 하루에 몇 번이나
내 몸을 쳐서 시를 쓰나'
느슨해진 내 날개를 돌아보는 오늘입니다.
세상 모든 이들의 평화로운 하루를 기원합니다
- 사노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