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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노라면 Sep 07. 2022

얼굴 - 이재무

사노라면의 붓 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주름 가득한

더운 날 부채 같은

 추운 날 난로 같은

 미소에 잔물결 일고

 대소에 밭고랑 생기는

 바람에 강하고

 물에 약한 창호지 같은

 달빛 스민 빈 방 천장 같은

 뒤꼍에 고인 오후의 산그늘처럼

 적막한

 공책에 옮겨 쓴 경전 같은


이재무 -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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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무 시인의 얼굴이란 시를 읽으며 내 얼굴을 봅니다.


내 얼굴에도 어느새 여름날 부채 같은 잔주름이 생겼지만,

추운 날 난로 같은 미소를 갖고 싶습니다.


내 얼굴엔 무엇이 담겨있을까요.

시인의 말처럼

바람이, 산그늘이, 달빛이 스며 있을까요.

내 얼굴엔 어떤 세월의 흔적이 스며 있을까요

오랜만에 찬찬히 들여다보는 얼굴이 낯섭니다.

그렇게 먹으로 그려본 내 얼굴은 더 낯섭니다.

누구신지....


바람 지난 파란 하늘이 좋은 아침.

붓 끝에 얼굴 한번 적셔보는  오늘입니다.


세상 모든 이들의 얼굴에 평화로운 미소가 가득하길 기원합니다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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