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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노라면 Oct 01. 2022

시월 - 임보

사노라면의 붓 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모든

돌아가는 것들의

눈물을

감추기 위해


산은

너무 고운

빛깔로

덫을 내리고


모든

남아 있는 것들의

발성(發聲)을 위해


나는

깊고 푸른

허공에

화살을 올리다.


시월   /  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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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의 첫날입니다.


시월은 화려한 단풍의 춤사위 뒤로

그렇게 조용히 말라가고

그렇게 조용히 저물어가고

그렇게 조용히 숨어가는

그렇게 조용히 돌아가는 계절인가 봅니다.


화창한 하늘 한구석부터

마른 버석함이 배어들면서,

화려함과 외로움이 공존하는 시월의 첫날입니다.


이 가을에 마음이 평안하시길

이 가을에 아픔에서 회복하시길

이 가을에 조금 더 단단해지시길

이 가을에

항상 행복하시길 기원합니다.


그런 시월입니다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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