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가지치기
사노라면의 붓 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요즘 산책길을 나가다 보면 길가 아파트 단지의 나무들의 가지치기를 해놓은 것을 종종 봅니다.
겨울로 들어가는 이맘때가 나뭇잎도 적어 나뭇가지의 형태도 잘 보여 가지치기의 적기라 합니다.
또 겨울은 나무의 성장이 정지되거나 늦어지는 계절이기에 가지치기한 자리의 상처가 잘 아문다고도 합니다.
멀쩡한 나뭇가지를 왜 저리 잘라내나 궁금하기도 했었는데, 가지가 웃자라거나 너무 무성해져 가지치기를 해주는 게 나무 건강에 더 좋다네요.
잔뜩 잘려 쌓인 나뭇가지를 보며 생각해 봅니다.
어쩌면 이 계절에 내 마음의 잔 가지들도 저리 쳐내야 하지 않을지요.
긴 세월 보내며 남몰래 자란 욕심의 가지를,
삐죽이 혼자 솟은 교만의 가지를,
잔뜩 옹이로 무거워진 상심의 가지를,
채 버리지 못한 미련의 가지를,
살아가며 채 정리하지 못해 서로 얽히고설켜 어지러운 마음의 가지들을 이 계절에, 이 겨울에, 조용히 쳐내야 하지 않을까 돌아봅니다.
그리하여 조용해진 마음으로,
겸손해진 마음으로,
다시 오는 봄은 따뜻하길,
다시 연둣빛 잎이 피어나길,
다시 작은 평화의 열매를 맺기를 기원해 봅니다.
겨울나무의 속살을 바라보며 가지 무성한 내 마음을 도닥여보는 오늘입니다.
세상 모든 이들의 평화로운 마음을 기원합니다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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