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늉
사노라면의 붓 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어제 '익을 숙 熟'이라는 한자에 대해 이야기를 했습니다.
글을 쓰면서 찾다 보니 생각보다 우리 생활속에서 이 '익을 숙 熟' 글자를 쓰는 단어가 많았습니다.
심사숙고, 숙려, 완숙, 성숙 등이 그렇고요, 숙면, 숙련, 숙성, 친숙에도 이 한자를 씁니다.
그중에 독특한 건 수육도 숙육에서 변화된 단어이고요, 당연히 백숙도 이 '익을 숙 熟'입니다.
그런데 저를 깜짝 놀라게 한 단어가 있었는데요.
예전에 제사 지낼 때 마지막 순서에 숭늉을 놓던 거 기억하시나요.
찬물에 밥을 말아 올렸지오.
이게 바로 제사 때 올리는 냉수라는 뜻의 숙랭 熟冷입니다.
그 숙냉이란 단어가 변화되어 숭늉이 된겁니다.
수십 년을 뜨끈하게 속을 달래 온 숭늉의 어원에도 이 '익을 숙 熟'이 담겨있었네요.
이렇게 또 하나 알아갑니다.
이렇게 또 한 꺼풀 익혀봅니다.
몰라도 될 일도 많은 세상이지만,
알고 나니 반가운 것도 인생입니다.
촉촉히 비가 내리는 오늘은 뜨끈한 숭늉 한 그릇, 반가운 마음으로 말아 먹어 볼까나요.
세상 모든 이들의 평화를 기원합니다 -사노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