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강 - 정호승
사노라면의 붓 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꽝꽝 언 겨울강이
왜 밤마다 쩡쩡 울음소리를 내는지
너희는 아느냐
별들도 잠들지 못하고
왜 끝내는 겨울강을 따라
울고야 마는지
너희는 아느냐
산 채로 인간의 초고추장에
듬뿍 찍혀 먹힌
어린 빙어들이 너무 불쌍해
겨울강이 참다 참다 끝내는
터트린 울음인 줄을
겨울강 - 정호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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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시를 그려볼까 뒤적거리다가 발견한 시입니다.
간장게장을 먹을 때마다 죄책감을 느끼게 하던 안도현 님의 '스며드는 것'이란 시 이후에, 또 하나 먹거리가 뻘쭘해지는 시입니다.
정호승 님의 겨울 강이라는 시입니다.
쩡쩡거리는 겨울 강의 울음이,
파르르 떨리는 겨울 하늘 별들의 울음이,
그 모든 것이 어린 빙어들이 불쌍해 우는소리인 줄 알았다면,
아마도 한동안 빙어는 먹기 힘들었을 겁니다.
실상 빙어낚시를 해서 바로 회로 먹는 빙어는 맛있다고는 하지만 저는 식성에 안 맞아 조금 멀리하던 음식이었기는 합니다만, 이렇게 시로 읽고 나니 한동안 겨울 빙어는 외면하게 될듯합니다.
뭐 그래도 겨울 강은 여전히 울고,
밤하늘 별들은 여전히 떨고 있겠지만 말이지요.
이러다 시 읽을 때마다 먹거리 하나씩 줄어들지는 않을까 생각됩니다.
추운 겨울, 세상 모든 곳에 따스한 평화의 온기가 가득하길 기원해 봅니다 -사노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