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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인사 - 나태주

사노라면의 붓 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by 사노라면

글쎄, 해님과 달님을 삼백예순다섯 개나 공짜로 받았지 뭡니까

그 위에 수없이 많은 별빛과 새소리와 구름과

그리고

꽃과 물소리와 바람과 풀벌레 소리들을

덤으로 받았지 뭡니까


​이제, 또다시 삼백예순다섯 개의

새로운 해님과 달님을 공짜로 받을 차례입니다

그 위에 얼마나 더 많은 좋은 것들을 덤으로 받을지 모르는 일입니다


​그렇게 잘 살면 되는 일입니다

그 위에 더 무엇을 바라시겠습니까?


새해인사 -나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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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른했던 연휴의 끝날, 공기가 쨍합니다.

아침의 차가운 바람에 정신이 번쩍 듭니다.

정신 차리고 이제 가자고,

늘어지지 말고 일어나라고,

마음을 깨워주는 오늘입니다.


붓 끝에 나태주 님의 새해 인사를 적셔봅니다.

1월의 첫날부터 1월이 한참 지난 설까지 이제 할 만큼 한 새해 인사, 할 만큼 한 새해 다짐은 오늘로 마무리해야 할까나요.


그러게요. 그러고 보니 작년 한 해 동안 받은 삼백예순다섯 개의 해와 달은 공짜였어요.

지나고 보니 참으로 감사한 일입니다.


그런데도 올해 또 준비해 놓았답니다. 역시 삼백 예순다섯 개의 해와 달과 그리고 덤으로 별빛과 바람과 새소리와 풀벌레 소리.

바랄 나위 없이 고마운 일입니다.

그렇게 잘 살기만 하면 된다 합니다.


그래요.

한번 잘 살아보자고요.

해와 달과 별과 구름 안에서,

공짜에다 덤까지 주는 내 삶에서,

우리 올해는 한번 잘 살아보자고요.


모든 이들의 평화를 기원합니다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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