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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바라기 연가

사노라면의 붓 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by 사노라면

내 생애가 한 번뿐이듯

나의 사랑도

하나입니다


나의 임금이여

폭포처럼 쏟아져 오는 그리움에

목메어

죽을 것만 같은 열병을 앓습니다


당신 아닌 누구도

치유할 수 없는

내 불치의 병은

사랑


이 가슴 안에서

올올이 뽑은 고운 실로

당신의 비단옷을 짜겠습니다


빛나는 얼굴 눈부시어

고개 숙이면

속으로 타서 익는 까만 꽃씨

당신께 바치는 나의 언어들


이미 하나인 우리가

더욱 하나가 될 날을

확인하고 싶습니다


나의 임금이여

드릴 것은 상처뿐이어도

어둠에 숨지지 않고

섬겨 살기 원이옵니다


해바라기 연가 - 이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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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갑자기 해바라기가 그리고 싶어졌습니다.

해바라기의 계절은 아직 멀었지만 그림은 상관없습니다.

화선지를 펴고 노랑 물감을 듬뿍 묻혀봅니다.

어설픈 그림이지만 어울리는 글은 역시 이해인 수녀님의 '해바라기 연가'입니다.


하나의 사랑을 위해 우리는 그렇게 생을 보냅니다.

뜨거운 불치의 열병을 앓으며,

내 상처를 바치며,

그렇게 당신을 향한 사랑입니다.


다가오는 해바라기의 계절에는

그렇게 뜨거운 마음이길 소원해 봅니다.

다가오는 해바라기의 시간에는

나의 언어가 당신께 가닿기를 소망해 봅니다.


세상 모든 이들의 평화를 기원합니다 -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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