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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노라면 Apr 11. 2023

게으른 하루를 보냅니다

사노라면의 붓 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어제는 게으른 하루를 보냈습니다.

일을 쉬는 날엔 희한하게 일이 더 많습니다.

한 주 동안 밀린 일도 봐야 하고, 계절 바뀐 집안 정리도 해야 하고, 집 청소도 해야 하고 하니 일할 때보다 더 바쁜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런데 어제는 그냥 게을러져봤습니다.

잠도 느지막이 깨고, 눈을 뜨고도 한참을 침대에서 뒹굴뒹굴했습니다. 청소도 그냥 미뤄 두었습니다. 바깥에 나갈 일도 그냥 놔두었습니다.

예로부터 게으름에 대한 사회적 도덕적 질책과 부정적인 교육을 받고 자란 우리이기에 이리 게으른 날은 뭔가 께름칙한 죄책감이 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또 생각해 보면 이리 게을러지고 싶은 건, 한 주 동안 바쁘게 보낸 내 시간에 대한 보상이라 생각하며 위로했습니다.

 

커피 한잔 끓여 손에 쥐고 멍하니 하늘도 봤습니다.

낮에 잠시 운동을 갈 때도 천천히 걸어서 바람을 맞으며 다녔습니다.

그냥 쉬었습니다.

어쩌면 어제의 게으름은 충전이 필요한 내 배터리가 울린 알람일까 싶기도 합니다.


그렇게 게으른 하루를 보내고 오늘을 힘차게 엽니다.

그런데 아침부터 바람이 불고 비가 오네요.

이런 날은 따뜻한 커피 한 잔과 약간의 게으름이 제격이지요^^.

오늘도 날씨 핑계를 대보며 살짝 게으른 아침을 시작해 봅니다.


세상 모든 이들의 게으름에 평화가 함께하시길 기원합니다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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