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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노라면 Apr 19. 2023

바람을 닮아가는 일

사노라면의 붓 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오래된 플래시를 꺼내 켜보니 불이 안 들어옵니다. 건전지 케이스를 열어보니 건전지가 끼워진 채로 녹이 슬었네요. 아마 자연적으로 풍화되어 접촉 불량이 된듯합니다.

그렇게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도 세상 만물은 변합니다.

세월도 스스로 변하고, 세상도 스스로 변하고, 자연도 우리 모습도 매일 변합니다.

변하지 않는 건, 모든 게 변한다는 세상의 섭리뿐이겠지요.


사람 마음도 그럴 겁니다.

어제까지 좋던 것도 어느새 시들해지기도 합니다.

그간 뜨악하던 시선에 어느 날 정이 묻어나기도 합니다.

그 모든 게 내 마음의 변화일겁니다.


오래 알던 사이의 사람이 어느 날 어색하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딱히 싸운 일도, 틀어질 일도 없는데 뭔가 느낌이 달라집니다. 바로 마음의 변화 때문입니다.

상대방의 마음이나 행동을 보고 생기는 각자의 마음의 변화 때문입니다.

내 마음도 변하고 그의 마음도 변합니다

천천히 조금씩 변화합니다

그러다 어느 날 문득 소원해진 관계를 의식하게 됩니다.

내 마음이 왜 이럴까 또는 그 사람이 왜 그럴까 하고 걱정하고 애태우기도 합니다.


그런데 다 그런 겁니다

그렇게 다 변하는 겁니다

세상만물이 변하듯, 사람도 변하고 마음도 변합니다.

그게 다 마음이 시키는 일입니다.

마음이 그런 건 어쩔 수 없죠.

돌이킬 수도 돌릴 필요도 없어요.

그저 그런 대로, 마음 가는 대로 사는 거죠.


그 또한 마음의 풍화입니다.

살아 온 세월 따라

살며 맞는 바람 따라

마음도 바람 닮아 풍화되는 거죠 변하는 겁니다.

걱정 말자구요

그대로 바람을 느끼는 겁니다

그대로 바람을 따라가는 겁니다

그렇게 내 삶의 바람결을 닮은 나이테 한번 그려보는 겁니다.


세상 모든 이들의 자연을 닮은 마음을 응원합니다 -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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