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알 - 이재무
사노라면의 붓 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갓 지어낼 적엔
서로가 서로에게
끈적이던 사랑이더니
평등이더니
찬밥 되어 물에 말리니
서로 흩어져 끈기도 잃고
제 몸만 불리는구나
이재무 - 밥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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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무 시인의 '밥알'이라는 시입니다.
한 술 뜨는 밥알에서, 떨어진 밥알에서, 이렇게 사랑을 읽고 인생을 보는 시인들의 감성이 부럽습니다.
그러게요.
김 모락모락 나는 갓 지은 밥처럼, 그렇게 저마다 뜨거운 가슴의 시간이 있습니다.
그 한 술에 마음을 걸고
그 한 술에 세월을 바치던 시절도 있습니다.
그런 뜨거운 밥도 식어버립니다.
그 불같던 사랑도 주춤합니다
그 외침의 열정도 말라갑니다.
세상의 이치가 그러합니다.
그렇게 찬 밥이라도 물에 말아 한 술 뜨는 게 또 우리네 삶이지요.
찬 밥이라도 한 공기 상에 놓이면, 그래도 살아갈 힘이 되는 게 오늘이지요.
식어버린 밥알에 끌탕하지 말고, 오늘은 그 식은 밥알들 모아 끓여, 진득한 누룽지탕 한 공기 만들어지면 어떨지요.
끈적이진 않지만 속 편한 사랑으로,
다시 뜨거운 평등으로, 그렇게 한 술 떠 보는 거지요.
세상 모든 이들의 진득해진 사랑을 응원합니다 -사노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