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한편의 깨진 유리창

사노라면의 붓 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by 사노라면

어느 건설공사가 품질 관리가 중요하지 않은 게 있을까 만서도, 원자력 공사의 설계와 기준은 무척 까다롭습니다. 과하다 싶을 정도의 기준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자칫 품질관리에 소홀하면 국민의 안전에 바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죠.

요즘의 일본 오염수 방류 준비를 보면서 문득 원자력발전소를 그렇게 엄격한 기준으로 잘 지어놓으면 무얼 하나 싶습니다.

집안에 좋은 성능의 공기청정기 틀어놓고 창문 다 열어놓는 꼴입니다.


저렇게 대놓고 오염수를 버리면, 엄격하던 설계 기준 시공기준 운전 기준의 의미가 흔들려버리게 됩니다.

심리학에선 '깨진 유리창 이론'이란 게 있습니다.

유리창이 깨진 자동차를 거리에 방치하면 사회의 법과 질서가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메시지로 읽혀서 더 큰 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이론이지요.

이 바다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느 나라가 슬그머니 밸브를 열어도 무슨 기준으로 막을 수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이왕 방사능 오염된 바다에 폐기물 정도 버리는 게 무슨 대수가 될지요.

이렇게 지구는 오염되어 갈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여기저기서 흘려낸 오염수는 바다를 오염시키고 그렇게 지구는 망해가겠지요.

외면하고 방관한 우리 세대는 그렇다 치고, 우리 다음 세대들은 삶의 꽃도 피우지 못하겠지요.


아마도 일본의 오염수 방류가 시작되는 날은 인류 공멸이 시작한 날로 기억될 겁니다.


첫 단추를 잘 꿰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선례를 잘 만들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지구는 회복되지 못합니다. 죽은 별엔 누구도 살수 없지요.


그 와중에 이런 걱정조차 괴담이라 치부해버리는 똘마니 권력들도 있습니다.

정파를 떠나, 이데올로기를 떠나, 인류를 위한, 삶을 위한 집단 지성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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