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정지

사노라면의 붓 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by 사노라면

예전에는 카세트테이프 플레이어에 이런 버튼이 있었습니다. 음악을 재생하는 화살표 버튼 옆에 두 다리를 세운듯한 '일시정지'버튼 이란 게 있었어요.

요즘은 유튜브 같은 영상을 재생하다 보면 자주 쓰이는 버튼입니다.


일시정지 버튼은 말 그대로 종료가 아닌 일시정지입니다.

모든 영상이나 음악을 종료하는 게 아니라 잠시 쉬기 위해, 잠시 다른 일을 보기 위해 일시정지한다는 거죠.


때론 우리 몸도 마음도 이런 '일시정지'가 필요합니다.

우리는 저마다의 사연대로, 나름의 인생을 열심히 달려왔고 또는 아직도 달리고 있습니다. 5분짜리 달리기가 아니라 50년을 넘게 그리 달리겠지요.


그러니 그 세월동안 몸은 얼마나 지쳤을까요.

마음은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쉬지 않고 지친 몸과 마음으론 시야가 좁아집니다. 생각의 유연성이 떨어집니다. 그저 매일 지친 몸과 마음으로 살아가게만 되는 거죠.


그러기에 우리에게도 일시정지가 필요합니다.

몸을 쉬면서, 마음을 쉬면서 그동안 불편했던 근육을, 그동안 불안했던 마음을 돌아보아야 합니다.

그래야 달려야 하는 게 우리 인생의 숙명이라면, 더 멀리 더 오래 또 달려갈 수 있는 게지요.


일시정지는 종료가 아닙니다.

더 큰 성장을 위해 숨을 고르는 일이지요.


뜨거운 여름, 커피 한 잔 따라놓고 오늘의 일시정지를 눌러 봅니다.

멍하니 마음을 쉬면서 데워진 몸과 마음의 열기를 식혀봅니다.


세상 모든 이들의 평화로운 하루를 기원합니다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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