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나무의 맨 얼굴처럼

사노라면의 붓 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by 사노라면

누군가의 인격 그 자체, 혹은 날것 그대로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들여다볼 수 있는 경우는 드물다. 왜냐하면 업무나 인간관계, 직위와 입장, 능력과 재능 등으로 그 사람의 알맹이가 마치 짙게 화장한 듯 가려져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일도 지위도 능력도 소용 없어지면, 실제로 그가 어떤 인간인지 비로소 많은 이들의 눈에 드러나게 된다. - 니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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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되니 길가에 나무 잎들이 하나 둘 떨어집니다. 무성하던 잎들이 떨어지니 비로소 그 나무의 원래 가지의 모습과 크기가 보입니다.

초록 잎과 화려한 꽃들이 없이 온전히 그 나무의 모습을 제대로 볼 수 있습니다.

어떤 나무는 그 모습 그대로 웅장하고, 어떤 나무는 생각보다 삐뚤 합니다.


니체의 이야기에서처럼, 우리네 삶도 그럴 겁니다.

우리의 화장이었던 일도 지위도 다 없어지면, 온전한 우리의 모습이 보일 수 있을 겁니다.

낙엽 진 나무의 모습처럼, 화장을 지워낸 내 모습을 들여다봅니다.

화장했던 모습도 내 모습이었지만, 화장을 지워낸 내 모습도 뿌듯합니다.

곳곳에 자리한 삶의 옹이와, 줄기 안쪽의 짙은 나이테 주름조차, 떳떳하고 뿌듯한 삶의 흔적이겠지요.


때론 또 화장을 하고,

때론 또 장식한 모습이겠지만,

화장을 지운 맨 얼굴로 세상을 마주하는 거울 속의 내 모습을 응원해 보는 하루입니다.


세상 모든 이들의 멋진 맨 얼굴을 응원합니다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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