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동준비

사노라면의 붓 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by 사노라면

영하의 아침이 시작되었습니다.

이젠 겨울이란 단어가 자연스러워집니다.

미뤄두었던 옥상의 수전 보온작업도 어서 마무리해야겠다 생각하니 마음이 급해집니다.

이곳저곳을 둘러보며 또 한 계절 겨울을 넘길 준비를 합니다.


잠시 쉬면서 커피 한 잔을 들고 월동이란 단어를 생각해 봅니다.

옛날부터 겨울나기를 월동이라 불렀습니다.

춥고 외로운 계절인 겨울을 견뎌내는 인동忍冬도 아니고, 여름처럼 피해가는 피동避冬도 아니고 지내고 넘어가는 월동 越冬입니다.


어쩌면 그 단어에는, 겨울이라는 계절이, 견뎌야만 하고 피해야만 하는 혹독한 계절이 아니라, 삶의 긴 여정에서 산길을 넘듯, 언덕을 넘어가듯 거치고 지나가며 단단해지는, 내밀해지는, 겸손해지는 시간임을 깨달았음이 담겨 있는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렇게 또다시 겨울이 옵니다.

숨을 고르고, 신발 끈을 고쳐매고, 우리 모두 건강하게 또 하나의 겨울을 넘어가 봅시다.


세상 모든 이들의 건강한 시간들을 응원합니다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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