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듭 짓는 일

사노라면의 붓 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by 사노라면

계절이 바뀌어 이런저런 짐 정리를 하게 됩니다. 지난여름 동안 쓰던 물건들은 잘 싸놓고, 묶어놓았던 겨울 용품들을 꺼내놓습니다.

물건들을 꺼내려 묶어놓았던 매듭을 풉니다. 다시 담을 물건들은 매듭을 잘 묶어 보관합니다.


그렇게 짐을 들고 매듭을 짓고 풀다가 생각해 봅니다.

우리 인생을 살면서도 그렇게 많은 일들을 마무리 짓고 삽니다.

일도 그렇고, 마음도 그렇고, 숱한 인연도 그렇습니다.

내 생이 마무리 지어지는 그날까지는 내 삶의 모든 순간은 이렇게 매듭을 짓고 푸는 일의 연속입니다.


매듭을 짓는 일은 결結입니다.

매듭은 하나의 일을 마무리하지만 다시 풀릴, 또는 다시 풀 여지가 있습니다.

모든 것을 끝내는 종終과는 사뭇 느낌이 다릅니다.

오늘 묶은 매듭이 어느 날 후루룩 풀리기도 하고, 어떤 일은 잘 매듭지어지기도 합니다. 때론 얽히고설켜 매듭을 짓지도 풀지도 못하기도 하고 말이지요


세상 일이 그렇게 매듭을 짓고 푸는 일이라 생각하니 마음이 한결 편해집니다.

짓지 못한 매듭 때문에 끌탕할것도 아니고, 매듭 지어진 인연에 아쉬워할 일도 아닙니다. 우리 사는 동안 숱하게 짓고 풀릴게 우리 인생의 매듭이니 말이지요

오늘 또 하나의 일을 매듭짓고, 또 하나의 인연을 매듭짓고, 또 하나의 마음을 매듭짓습니다.


세상 모든 인연들의 고운 매듭을 기원합니다 -사노라면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잘 풀어가는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