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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마다 자신의 꽃을 피우며

사노라면의 붓 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by 사노라면

3월이지만 아직 찬 바람이 남은 이른 봄입니다.

그래도 양지바른 마당 한구석에선 성급한 초록이 올라옵니다. 조금만 더 빛을 받으면, 땅속 꿈틀거리는 저 생명들이 너 나 할 것 없이 피어나겠지요.


꽃들이 피어남은 제각각입니다.

같은 종류의 꽃이라도 어느 꽃은 일찍 피어나고, 어느 꽃은 다른 꽃들 다 질 때 피기도 합니다.

일찍 피어 꽃샘추위와 한 판 겨루든,

늦게 피어 더위에 피곤한 가지들 사이에 저 혼자이든

어느 꽃이 좋고 어느 꽃이 나쁜 게 없습니다.

모두가 자연의 섭리대로 피고 지는 예쁜 꽃들입니다.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의 삶도 꽃과 다를 바 없습니다

어떤 이는 남들보다 일찍 세상에 나오기도 하고, 어떤 이는 늦은 나이에 세상에 그 모습을 보입니다.

어떤 이는 훌륭해 보이고 어떤 이는 답답해 보이지만,

어느 누구의 삶 하나 틀리고 잘못된 것은 없습니다.

세상에 피는 꽃의 시기가 다 다르듯이 세상을 사는 우리들의 피어나는 시기도 다 다른 것이지요


성급할 필요도 없고 조급할 이유도 없습니다

자랑할 이유도 없고 부러워할 필요도 없습니다.

갹자 자신의 시간에서 자신만의 꽃을 피우면 됩니다.

남의 꽃밭을 볼 일이 아니라 내 텃밭을 일굴 일입니다.


새로 시작하는 봄날,

새로 세상에 나온 많은 청춘들과,

이미 그 세상에서 살아가며 꽃을 피워가는 많은 이들과,

그 세상에 꽃 한 송이 이미 피우고 잎을 내린 이들 모두가

이 봄날의 햇빛 속에 평화롭길 기원합니다


그 모든 이들의 봄날을 응원합니다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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