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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노라면 Nov 21. 2018

첫눈이 온다구요

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묻혀 캘리한조각

기차 지연으로 어수선했던 지난 밤을 넘기고 서울로 올라왔습니다.

나름 포근했던 부산을 떠나 서울로 올라오는 길이 점점 흐릿해집니다

미세먼지려니하고 생각했는데 서울에 올라와 운전대를 잡고 라디오를 들으니 온통 첫눈 이야기입니다.


그래요. 벌써 첫눈이 올때네요

첫눈을 보내주려고 하늘은 저렇게 낮게 내려왔나봅니다

뽀얗고 보드라운 눈이 행여 높은데서 떨어지면 상할까봐 하늘은 그렇게 가까이 내려와 있습니다.


지나간 해의 글들을 읽어보니 이맘때 쯤에 첫눈 이야기들을 써 보곤 했었네요.

통상 첫 눈은 흩날리기만하고, 왔는지 말았는지 구분도 안되는게 첫 눈이지만, 사람들이 첫 눈에 이리 설레이는건, 어쩌면 우리 모두의 가슴에는 추억의, 소망의 그런 첫 눈이기 때문일지도요 .

내려오는 눈송이에는 그저 눈 그 자체가 아니라 우리 모두들의 작은 기억들이 하나씩 내려오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첫 눈 오면 만나자던 유치한 그 시절의 약속 한송이,

광화문 사거리의,

종로 서적앞에서의 무모하고 설레던 기다림,

눈송이를 뭉치던 그 시절의 웃음소리,

두손 호호 불며 마주보던 따스한 눈동자들,

군대 다녀온 남자들의 가슴속엔 건드리기만하면 이야기 보따리 풀어놓을 군대 눈치우는 이야기까지,

그 눈에는 우리 모두의 사연들이 송이송이 들어있기에,

그 눈이 온다하면,

선물처럼 하늘에서 우리에게 추억을 내려주는듯함 일겁니다.


그렇게 첫눈이 내린답니다

이번에 올 눈에는 어떤 추억이 같이 들어있을까요

어느 날의 기억이 묻어 있을까요

누구의 따스한 손길에 담겨질까요.


혹시  그 옛날 어느 해 겨울,

첫눈 오는 날,

우리,,만나기로 한적 있지 않았나요?


여러분 첫 눈 속의 소중한 추억이 따스하게 펼쳐지는 오늘이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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