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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노라면 Oct 08. 2024

일몰 -정호승

사노라면의 붓 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나에게도 발을 씻어야 하는

슬픈 시간이 찾아왔다

깨끗이 발을 씻고 새 옷을 갈아입고

당신이 찾아오기를 기다려야 하는

시간이 찾아왔다


그동안 해가 지면 기쁜 마음으로

당신의 발을 닦고

당신의 발에 입을 맞추었으나

오늘은 나의 발을 닦고 고요히

당신을 기다린다


해는 지고 노을 속으로

새 한 마리 날아간다

나는 사라질 때까지 사랑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일몰의 순간에 굳이 일출의 순간을

생각할 필요는 없다


일몰의 아름다움이 없으면

일출의 아름다움 또한 존재하지 않으므로

일생에 단 한번 일몰의 아름다움을 위해

두 팔을 벌린다


오늘도 당신을 기다리는

일몰의 순간은 찬란하다

결국 모든 인간이 아름다운 까닭은

일몰의 순간이 아름답기 때문이다



정호승 - 일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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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을이 좋은 이유 중 하나는 아름다운 일몰을 가슴으로 바라보기 좋은 계절이기 때문입니다.


오랜만의 산책길에서 본 일몰이 찬란합니다.

일몰의 아름다움이 일출의 희망을 북돋아 준다 합니다.


내 삶의 일몰 또한 이렇게 찬란한 노을빛일 수 있을까 생각해 봅니다.


세상의 모든 저녁과 아름다운 일몰과 영육의 소멸에 평화가 깃들기를 묵상해 보는 오늘입니다.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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