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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노라면 Oct 16. 2024

나 하나 꽃 피어 -조동화

사노라면의 붓 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나 하나 꽃 피어

풀밭이 달라지겠느냐고

말하지 말아라

네가 꽃 피고 나도 꽃 피면

결국 풀밭이 온통

꽃밭이 되는 것 아니겠느냐


나 하나 물들어

산이 달라지겠느냐고도

말하지 말아라

내가 물들고 너도 물들면

결국 온 산이 활활

타오르는 것 아니겠느냐


나하나 꽃피어 - 조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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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그렇게 돌아갑니다.

어느 어둠 속 작은 촛불 하나에서부터,

긴 겨울을 이겨 낸 어린 새싹 하나에서부터,

새벽 찬 기온 머금은 이슬 한 방울에서부터,

세상은 그렇게 작은 손짓하나, 작은 마음 하나에서 시작합니다.

그렇게 스스로 피워낸 수많은 꽃들로 인해,

세상은 그렇게 밝아지고 있고, 향기로워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1979년 10월, 부마항쟁의 시작을 기념하며

조동화 님의 시 '나 하나 꽃 피어'를 다시 그려봅니다.


피고 지고 피고 지는 세월 속에서,

어쩌면 지금이 다시 내 꽃을 피워야 할 때가 아닐지,

어쩌면 지금이 내 가슴에 촛불을 켜야 할 때가 아닐지,

어쩌면 지금이 어수선해진 마당을 다시 쓸어야 할 때가 아닐지 생각해 봅니다.


마당을 쓸며, 세상 모든 피어나는 꽃들의 강인한 생명을 응원하는 아침입니다.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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