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브런치북 다시 일월 23화

행복 -천상병

사노라면의 붓 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by 사노라면

나는 세계에서 제일 행복한 사나이다

아내가 찻집을 경영해서 생활의 걱정이 없고

대학을 다녔으니 배움의 부족도 없고

시인이니 명예욕도 충분하고

이쁜 아내니 여자 생각도 없고

아이가 없으니 뒤를 걱정할 필요도 없고

집도 있으니 얼마나 편안한가

막걸리를 좋아하는데 아내가 다 사주니

무슨 불평이 있겠는가

더구나 하나님을 굳게 믿으니

이 우주에서 가장 강력한 분이

나의 빽이시니 무슨 불행이 온단 말인가!


행복 / 천상병

----------------------


우연히 마주한 천상병 님의 시 '행복'을 읽었습니다.


시를 읽으니 정말 행복한 사나이입니다.

시인의 생애를 알진데. 시를 읽으니 더 귀한 행복입니다.


시를 읽다보니 시의 매 구절이 내 시간과 닮았습니다

시의 매 구절이 내 상황과 닮았습니다

아이 있는 거 빼고는 다 닮았습니다.

하지만 아이도 이제 성인이니 걱정할 것도 없습니다

그랬습니다.

그렇다면 나도 시인의 말처럼 참 행복한 사람입니다.

시인의 말대로 세계에서 제일 행복한 사람인데, 욕심만 많았나 봅니다. 투정만 많았나 봅니다.


이 시를 읽으며 새삼 세상 일이 감사할 일입니다

인간들의 신앙에 실망해 잠시 빼놓았던 묵주를 다시 손가락에 끼웁니다. 우주에서 가장 강력한 빽을 든든해하며 감사한 마음을 다시한번 생각해봅니다.


시 한 구절에서 행복을 깨닫는 오늘. 세상 모든 이들의 마음에도 평화와 행복이 가득하길 기원합니다-사노라면


keyword
이전 22화아주 보통의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