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묻혀 캘리한조각
...전략...
나는 깊은 사념에 잠기우기 한창이다.
딴은 사랑스런 아가씨를 사유할 수 있는 아름다운 상화도 좋고, 어린적 미련을 두고 온 고향에의 향수도 좋거니와 그보다 손쉽게 표현 못할 심각한 그 무엇이 좋다
나는 곳곳한 나뭇가지를 고나 띠를 째서 줄을 매워 훌륭한 활을 만들었다
그리고 좀 탄탄한 갈대로 화살을 삼아 무사의 마음을 먹고 달을 쏘다.
윤동주 - 달을 쏘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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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겨울 밤은,
까만 겨울 하늘은,
그 하늘에 차가운 별빛은 윤동주님을 닮은 별이 아닌가 합니다
이 계절, 이 하늘, 이 별은 동주님의 시를 읽기에 딱 좋은 시절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곁에 두었던 윤동주님의 작은 시집을 꺼내들고
한 구절을 그려봅니다.
오늘은 제법 긴 장문의 시 '달을쏘다'를 써 봅니다.
훨씬 더 긴 시이지만 다 적을수 없어 일부분만 그려보며 윤동주님의 겨울을, 그 하늘을, 그 하늘에 뜬 달을 생각해 봅니다.
특히 마지막 연이 맘에 들어옵니다
' 나는 곳곳한 나뭇가지를 고나 띠를 째서 줄을 매워 훌륭한 활을 만들었다
그리고 좀 탄탄한 갈대로 화살을 삼아 무사의 마음을 먹고 달을 쏘다.'
그 시절 젋은 청년 동주의 손에 들린 곳곳한 활의 팽팽한 시위가,
탄탄한 갈대로 겨누는 짙은 겨울의 달빛이 눈에 그려질듯합니다.
아직도 저 별엔 그날의 청춘이
아직도 저 달엔 그의 설움이 저며있을까요.
한바탕 눈이 쏟아지고,
한걸음 더 겨울로 들어간 오늘,
더 매서워지는 바람이 불 오늘 밤에는
나도 마음의 활을 매어 달을 쏘아볼까요.
차가운 바람 부는 오늘
따뜻하게 여미는 하루 되시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