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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노라면 Dec 13. 2018

달을 쏘다 - 윤동주

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묻혀 캘리한조각

...전략...

나는 깊은 사념에 잠기우기 한창이다.

딴은 사랑스런 아가씨를 사유할 수 있는 아름다운 상화도 좋고, 어린적 미련을 두고 온 고향에의 향수도 좋거니와 그보다 손쉽게 표현 못할 심각한 그 무엇이 좋다

나는 곳곳한 나뭇가지를 고나 띠를 째서 줄을 매워 훌륭한 활을 만들었다

그리고 좀 탄탄한 갈대로 화살을 삼아 무사의 마음을 먹고 달을 쏘다.


윤동주 - 달을 쏘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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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겨울 밤은,

까만 겨울 하늘은,

그 하늘에 차가운 별빛은 윤동주님을 닮은 별이 아닌가 합니다

이 계절, 이 하늘, 이 별은 동주님의 시를 읽기에 딱 좋은 시절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곁에 두었던 윤동주님의 작은 시집을 꺼내들고

한 구절을 그려봅니다.

오늘은 제법 긴 장문의 시 '달을쏘다'를 써 봅니다.

훨씬 더 긴 시이지만 다 적을수 없어 일부분만 그려보며 윤동주님의 겨울을, 그 하늘을, 그 하늘에 뜬 달을 생각해 봅니다.


특히 마지막 연이 맘에 들어옵니다

' 나는 곳곳한 나뭇가지를 고나 띠를 째서 줄을 매워 훌륭한 활을 만들었다

그리고 좀 탄탄한 갈대로 화살을 삼아 무사의 마음을 먹고 달을 쏘다.'


그 시절 젋은 청년 동주의 손에 들린 곳곳한 활의 팽팽한 시위가,

탄탄한 갈대로 겨누는 짙은 겨울의 달빛이 눈에 그려질듯합니다.

아직도 저 별엔 그날의 청춘이

아직도 저 달엔 그의 설움이 저며있을까요.


한바탕 눈이 쏟아지고,

한걸음 더 겨울로 들어간 오늘,

더 매서워지는 바람이 불 오늘 밤에는

나도 마음의 활을 매어 달을 쏘아볼까요.


차가운 바람 부는 오늘

따뜻하게 여미는 하루 되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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