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노라면의 붓 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우연히 진상의 컴플레인 전화에 시달리는 어느 직원을 옆에서 봅니다. 끌탕하다 보니 언젠가도 진상이란 단어에 대해 글을 쓴 기억이 납니다
진상은 임금님께 올리는 귀한 물건을 뜻합니다.
또 다른 의미로는 '허름하고 질이 나쁜 물건이나 사람을 속되게 이르는 말'이기도 하답니다.
우리가 진상 손님, 진상 고객 할 때 쓰는 바로 그 진상이지요. 요즘의 우리에게는 후자의 단어가 더 익숙할 겁니다.
진상은 어느 시절에나 있긴 합니다.
어찌 보면 '진상 짓'은 자존감 낮은 이의 울부짖음일겁니다.. 요즈음 부쩍 그 진상이 자주 보이는걸 보면 세상이 사람들의 자존감을 더 상하게 하나 봅니다.
막막한 자신의 처지로 생기는 분노를, 만만한 구조의 대상에 쏟아붓는 거죠.
그런 이의 진상 짓이 잦아지는 만큼, 그 맞은편에 있는 누군가의 가슴은 또 상처받습니다
세상에 제 권리를 부르짖는 아우성이 커지는 만큼, 그 맞은편의 또 다른 인권은 허물어지는 아이러니의 세상입니다.
어찌 보면 세상 누구나 진상의 모습과 그 맞은편의 모습으로 입장이 변하며 살아가게 될 겁니다.
서 있는 곳에 따라 달라지는 사람의 마음이긴 하겠지요
임금님을 위해 준비하는 가장 귀한 물건인 진상과, 사회에서 가장 쓸모없는 진상이 같은 글자로 쓰이는 이유일겁니다
겨울이 지나고 새봄이 오면,
어둠이 걷히고 아침이 오면,
혼돈이 끝나고 질서가 잡히면,
그때 만날 우리의 아이들은,
우리의 청춘들은,
세상의 모든 마음들은,
진상이 아닌, 귀하고 훌륭한 진상품의 모습이길 기대해 봅니다
세상 모든 이들의 평화로운 마음을 응원합니다
-사노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