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노라면의 붓 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단순한 일을 맡아서 했습니다.
머리보단 몸을 쓰는 일입니다.
이리이리 하라 해서 그대로 하다 보니 이게 맞나 싶습니다
같은 일을 되풀이하며 진도가 안 나갑니다
조금만 생각하고 시작하면 효율적으로 될 거 같은데 싶습니다. 살짝 짜증도 났습니다
뚱한 마음으로 어찌어찌하다 보니 일이 끝납니다
개운한 마음에 생각해 보니 짜증 낼 일도 아닙니다.
이리 하나 저리하나 다 진행될 일이었습니다
괜스레 몇 시간 내 속을 나 혼자 긁었네요
문득 얼마 전에 읽은 책의 한 구절이 생각납니다
'시시비비를 가리지 마세요.
시비의 답이 늘 맞는 것은 아닙니다
누가 옳은가'를 논하지 말고
무엇이 옳은가'를 이야기해야 합니다.
그래야 시비가 아닌 답을 얻을 수 있습니다. '
일을 시킨 이는 다 해본 가락이었고, 다 경험한 일이었을 텐데, 내 작은 머리 또 잘난체하는 마음이 들었구나 싶었습니다
내 교만으로 시비의 잣대를 꺼냈구나 싶었습니다.
집에 돌아와 땀을 씻습니다.
슬그머니 내 마음속 길쭉해진 시비의 잣대 히나 꺼내 부러뜨려 봅니다
작은 내 마음 바구니에서 필요 없는 것 하나 꺼내 버려보는 오늘입니다
세상 모든 이들의 마음에 평화가 가득하길 기원합니다.
-사노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