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묻혀 캘리한조각
겨울행 - 나태주
열 살에 아름답던 노을이
마흔 살 되어 또다시 아름답다
호젓함이란 참으로
소중한 것이란 걸 알게 되었다
들판 위에
추운 나무와 집들의 마을,
마을 위에 산,
산 위에 하늘,
죽은 자들은 하늘로 가
구름이 되고 언 별빛이 되지만
산 자들은 마을로 가
따뜻한 등불이 되는 걸 보리라.
--------------------------
겨울은 마음을 침잠하게 합니다.
차가운 바람은 퍼뜩 정신을 들게합니다.
그 겨울에
마흔의 마음으로
어릴적 아름답던 노을을보며
호젓함을 느낍니다.
이 겨울의 하늘에서
언 별빛으로 떠있는 떠난 이들을 기억하며
따뜻한 등불의 마음을 기다리는
시인의 겨울을 봅니다.
이 계절은 그렇게 서로를 보듬어주는 계절인가 봅니다.
그렇게 따스한 불빛 한 켠을 내어주는 계절인가 봅니다.
하늘 아래 어느 외로운 마음에 작은 촛불하나 건네 봅니다.
하늘 아래 어느 쓸쓸한 가슴에 작은 미소 한조각 건네봅니다.
세상 모든이들이 따뜻한 불빛 함께하는 포근한 오후이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