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마음 같은 오늘이기를

사노라면의 붓 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by 사노라면

오랜만에 가을 햇빛이 반가운 오늘입니다.

명절 내내 흐리고 비가 왔습니다.

먹고 살만해진 좋아진 세상 덕분인지

명절의 의미도 이젠 서서히 탈색되고

남은 건 명절이라는 이름뿐인듯합니다

어쩌면 다음 세대쯤엔 명절이라는 절기의 풍경도 많이 바뀌어 있을듯합니다.


복잡하던 명절과 달라져버린 명절 사이의 과도기의 어색함에 흐린 하늘처럼 낮게 내려앉던 마음이 오랜만에 보여준 햇살에 몽실해집니다.


미뤄두었던 빨래를 널러 옥상으로 갑니다.

아직도 제법 따가운 햇살이 반갑습니다.

따라 올라온 고양이도 이리저리 화단을 돌아다니다간

바닥에 누워 가르릉 거립니다.

강아지풀 하나를 주워 물고 장난치며 가르릉 댑니다.

그 모습을 앉아서 바라보고 있자니 내 얼굴에도 미소가 지어집니다.

파란 가을 하늘

따스한 햇빛

적당한 바람과

배를 주물러주는 사람들의 손길.

어쩌면 지금 이 순간이 고양이에겐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시간이겠다 싶습니다.

가르릉 대며 게슴츠레 눈을 감는 고양이의 얼굴에서도 그 평화로움이 묻어납니다


그를 바라보는 내 마음도 평화로와집니다

세상 걱정 없어 보이는 고양이의 평화가

내게도 스며듭니다.


긴 명절 연휴의 뒷자락.

많은 이야기들이 피고 졌겠지요

많은 마음들이 일어나고 앉았겠지요.

이제 그 마음들을 토닥이고

그 이야기를 접으면서

우리 마음에도 가을볕을 쬐어주어야 할 시간입니다.

우라 마음에 평화가 배어들길 소망하는 시간입니다.


세상 모든 이들의 평화로운 오늘을 기원합니다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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