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묻혀 캘리한조각
이 비 그치면
내 마음 강나루 긴 언덕에
서러운 풀빛이 짙어 오것다.
푸르른 보리밭길
맑은 하늘에
종달새만 무어라고 지껄이것다.
이 비 그치면
시새워 벙글어질 고운 꽃밭 속
처녀애들 짝하여 외로이 서고
임 앞에 타오르는
향연(香煙)과 같이
땅에선 또 아지랑이 타오르것다.
봄 비 - 이수복
여름장마처럼 봄 비가 내립니다.
하늘은 낮고
그 아래서 커피향은 머물고
빗방울은 나뭇잎을 흘러
바닥을 초록으로 물들이는
봄 비 내리는 날입니다
붓을 꺼내들고
봄비 속에 한 구절 적으려다보니
이런날은 나도 모르게 익숙한 싯구절이 흥얼거려집니다
내 마음 강나루 긴 언덕에...라는 이수복님의 봄 비입니다
자연은 그렇게 생명을 줍니다.
긴 겨울을 지나고 새싹을 움트이고
꽃 피우고 초록을 올려주고는
그 생명들에게 힘을 주고자
이렇게 또 생명수같은 빗줄기를 내려줍니다.
빛내다 지친 꽃들에도
흔들리다 쉬는 초록잎에도
들판의 풀꽃에도
하늘 나는 새들에도
자연은 이렇게 생명을 줍니다
그런 촉촉한 비요일.
이 비 그치면
강나루 긴 언덕에서 초록빛 그리움으로
향연같은 아지랑이로 우린 또 그리운 이를 그리워 할겁니다
기쁨 많은 오월
눈물 많은 오월
기다림의 오월
그리움의 오월
절망의 오월
희망의 오월입니다.
오월의 비 오는 날.
세상 모든 그리운 영혼들의 평화와 안식을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