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사노라면 May 17. 2018

눈물꽃 -이해인

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묻혀 캘리한조각

눈물꽃  - 이해인


잘 울어야

눈물도

꽃이 됩니다


나를 위해 울지 말고

너를 위해 울 때


너무 오래 울지 말고

적당히 울 때


아름다움을 향한 그리움으로

감동하거나 안타까워서 울 때


허영심을 버리고

숨어서 울 때


죄를 뉘우치는 겸손으로

착하게 울 때


눈물은

진주를 닮은

하나의 꽃이 됩니다

세상을 적시며 흐르는 강물꽃

눈물꽃이 됩니다



이틀 연속으로 많은 비가 내립니다.

여름 장마처럼 제법 천둥을 섞은 굵은 빗방울이 내립니다.

이렇게 비가 많이 올때면,

하늘이 우는가 이야기 하기도 했었죠.

무슨 설움에 이리도 울어대는지 말이죠.


눈물같은 비가 내리는 날,

이해인수녀님의 눈물꽃을 꺼내 적어봅니다.


눈물이 꽃이 된다 합니다.

잘 울었을때,

너를 위해울고, 그리움에 울고, 적당히 울고, 겸손으로 울때

눈물은 진주를 닮은 꽃이 된다합니다.


그러고보니 나이를 먹어가며 눈물도 많아졌습니다.

처음엔 노안이 오는가 하며 눈물을 닦았지만,

드라마를 보며,

출근길 라디오 인터뷰의 안타까운 사연을 들으며,

뜬금없이 반가운 이를 만나며

눈물이 많아졌습니다.

시도 때도 없는 눈물에 민망하기도하고,

세월의 흐름에 당혹스럽기도 했었는데

오늘 수녀님의 눈물꽃을 읽어보니

어쩌면 내가 흘릴건 눈물이 아니라 꽃이 되어야 겠구나 싶네요.


하염없이 하늘이 눈물비를 쏟아내리는 날,

내 눈물꽃을 생각해봅니다 .

바라건데,

남은 생에 흘릴 나의 눈물은

잘 울어서 꽃이 된,

나 보단 남을 위한,

그리움 가득한,

겸손으로 맑아진,

진주를 닮은 그런 눈물꽃이 되길 기대해봅니다.


세상 모든 진주를 닮은 눈물꽃을 머금은 이들의 위안과 평화를 기원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봄 비 - 이수복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