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묻혀 캘리한조각
오월 그날이 다시 오면 / 김경근
남풍 불던 그 곳 빛 고을
견줄 곳 없는 무등의 줄기 따라 너른 들 그곳에
빛 좋은 오월 그날에
우르릉 쾅쾅 천둥이 울고
번쩍 번쩍 날카로운 벼락이 쳐서
다시 올 봄을 외치던 여린 꽃잎 떨어지고
초록 들판 달리던 작은 풀잎 스러져
붉은 땅 황토엔 핏빛 눈물이 스며
어흐라 대한이여
어흐라 민주여
오월 그 날이 다시 오면
붉은 꽃잎 붉은 눈물 뜨거운 가슴
둥근 달 그리는 망월 벌판에서
살아 남아 불러보는 그대들 이름
여태껏 멈추지 못할 통한의 눈물이
여태껏 밝히지 못한 회한의 그날이
오월 그날이 다시 오면
부끄러운 심장을 적시고 울려
오월 그날이 다시 오면
아직도 그날처럼천둥 번개 울고 치는
오월 그날이 다시 오면
붉은 꽃 피고 지는
오월
그날이
다시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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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오월이 되면,
해마다 오월 그날이 되면,
푸른 풀꽃 소식 중에도 가슴 속 저 한 구석으로 먹먹한 저린 통증은 여전합니다
아픈 세월 아픈 역사속에서 아직도 치유되지 못한 마음의 빚일까요
그 날을 같이 살면서도
그 아픔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그 눈물을 이해하지 못했던 무기력의 세월을 보내고
이제서야 조금이나마 같이 아파하고 가슴 저려합니다.
이데올로기가 다르고, 사상이 다르고, 종교가 다르고, 삶의 기준이 다르다해도,
한가지 사실을 바라보고 받아들이고 표현하는 방법과 방향은 개인마다 다르다해도,
적어도 잘못 된 것에 대한 인식과, 바르지 않은 것에 대한 인식과,
부끄러워 해야 할 것에 대한 인식은 같아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세월이 흘러도 치유되지 않은
역사속에서 또 하나의 옹이처럼 응어리진 오월 그 날,
세상을 떠난 모든 영혼들의 평안한 안식을 기원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