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묻혀 캘리한조각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네.
바람이 불고
비가 올 때도
나는 저 유리창 밖
가로등 그늘의 밤을 잊지 못하지.
사랑은 가고 옛날은 남는 것,
여름날의 호숫가 가을의 공원,
그 벤치 위에
나뭇잎은 떨어지고,
나뭇잎은 흙이 되고,
나뭇잎에 덮여서
우리들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네.
내 서늘한 가슴에 있네.
박인환 - 세월이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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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TV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를 들었습니다.
박인희씨의 노래로 자주듣던, 그래서 이름들도 자주 헷갈리던 박인환님의 '세월이 가면'입니다
암울한 시대에 역설적인 명동의 작은 술집에서,
암울한 청춘을 쓰고 노래하던 그 시절입니다.
노래를 들으며 싯구절을 그려봅니다.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 눈동자, 그 입술의 기억은
여전히 내 가슴에 그대로랍니다
사랑은 가도
옛날은 남아
우리의 서늘한 가슴에는
추억으로 남는다 하네요
글을 쓰다보니 저도 스르륵 제 기억 속의 명동을 찾아가 봅니다.
높고 낯선 명동성당과,
거리를 가득 메운 사람들의 즐거운 속삭임과,
그와는 또다른 비장한 웅성거림과,
명동거리 양쪽의 가게에서 들리는 흥겨운 팝송과,
어느 한 쪽 무리의 외침과,
그 한구석에서의 전경들의 도열과,
뽀얀 최루탄과,
명동은 그렇게 제겐
어울리지 않는 그 모든것이 어우러진
낯선 아이러니의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때론 즐거운 젊은 청춘의 모습으로,
때론 시대의 암울한 젊음으로,
때론 무심한 시민으로,
제 기억속의 명동은 그렇게 흘러갔나봅니다.
시인의 말대로
세월이 흐른 지금,
그 모든 사람은 가고,
사랑도 가고,
그저 내 가슴속에
작은 온기로 기억은 남아있나봅니다.
여러분의 세월속엔 어떤 기억이 남아있나요.
여러분의 세월엔 어떤 추억을 담고 있나요.
세상 모든 그리움들의 애뜻함을 추억합니다.
평화를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