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 묻혀 캘리한조각
오지 않는 봄 / 나태주
봄은 오지 않는다
봄은 먼 나라에서 귀양살이하는 몸이시다
우리가 아는 봄은 봄의 껍데기,
봄의 소문일 뿐이다
기다려보라고
기다리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곧 풀려나 노래하며 춤추며 당도하리라고
봄은 끊임없이 소리와 향기와 숨결만을
보내온다
그러나 봄은 오지 않는다
봄은 내년에도 오지 않는다
오지 않는 봄이기에 봄은 봄 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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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부터 춘래불사춘 春來不似春 이란 이야기를 했다 하지요.
봄이 봄 같지 않고,
봄인줄 알았더니 아직 봄이 아니고,
정말 봄인가 하면 후딱 여름으로 지나가는 봄
봄은 옛날부터 그런 계절인가 봅니다
그래서 아마도 나태주 시인은
‘오지 않는 봄이기에 봄은 봄 답다.’라 했나 봅니다.
오히려 그런 것이 봄의 제 모습이란 역설일까요
낮 동안은 봄 날이고, 아침 저녁은 아직 썰렁합니다
그저 멀리서 향기로 소리로 바람으로 봄은 그렇게 소식을 전해옵니다
봄이란 단어도 이제 3월이 되면 훨씬 더 가깝게 느껴지겠지요
계절이 오듯이
우리 몸도,
우리 마음도,
우리 사는 세상도 그렇게 봄이 오면 좋겠습니다
세상 모든이들의 봄날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