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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노라면 Apr 18. 2019

이병률 - 북강변

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묻혀 캘리한조각

  나는 가을이 좋다고 말했습니다

  나는 길을 잃고
  청춘으로 돌아가자고 하려다 그만두었습니다

  한밤중의 이 나비떼는
  남쪽에서 온 무리겠지만
  서둘러 수면으로 내려앉는 모습을 보면서
  무조건 이해하자 하였습니다

  당신 마당에서 자꾸 감이 떨어진다고 했습니다
  팔월의 비를 맞느라 할 말이 많은 감이었을 겁니다
  할 수 있는대로 감을 따서 한쪽에 쌓아두었더니
  나무의 키가 훌쩍 높아졌다며
  팽팽하게 당신이 웃었습니다

  길은 막히고
  당신을 사랑한 지 이틀째입니다

이병률 - 북강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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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창하던 어제와 달리
오늘은 하늘이 낮게 내려왔습니다.
들려줄 이야기가 있다는듯,
보여 줄 것이 있다는 듯,
하늘은 낮게 내려와 어깨를 기댑니다.

언젠가 써본 이병률님의 '북강변'이 눈에 들어옵니다.
계절은 달라도, 오늘처럼 낮은 하늘에 어울리는 글귀입니다.
이 글을 읽으면, 언제 읽더라도 여전히 '당신을 사랑한지 이틀째'인 오늘이 부럽습니다.
적당한 설렘이
적당한 호기심이
적당한 기대감이
적당한 두근거림이
낮은 하늘, 길 막히는 북강변에서도
앞을 보게 해 줍니다.

나도 오늘이 '당신을 사랑한 지 이틀째' 이고 싶습니다
당신을 그리워 한 지 이틀째,
당신을 바라본 지 이틀째,
당신과 커피향을 같이 한 지 이틀째이고 싶습니다.

낮게 내려온 하늘과함, 따뜻한 차 한잔 하실래요?
세상 모든이들의 설렘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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