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의 이 나비떼는 남쪽에서 온 무리겠지만 서둘러 수면으로 내려앉는 모습을 보면서 무조건 이해하자 하였습니다
당신 마당에서 자꾸 감이 떨어진다고 했습니다 팔월의 비를 맞느라 할 말이 많은 감이었을 겁니다 할 수 있는대로 감을 따서 한쪽에 쌓아두었더니 나무의 키가 훌쩍 높아졌다며 팽팽하게 당신이 웃었습니다
길은 막히고 당신을 사랑한 지 이틀째입니다
이병률 - 북강변 ============================ 화창하던 어제와 달리 오늘은 하늘이 낮게 내려왔습니다. 들려줄 이야기가 있다는듯, 보여 줄 것이 있다는 듯, 하늘은 낮게 내려와 어깨를 기댑니다.
언젠가 써본 이병률님의 '북강변'이 눈에 들어옵니다. 계절은 달라도, 오늘처럼 낮은 하늘에 어울리는 글귀입니다. 이 글을 읽으면, 언제 읽더라도 여전히 '당신을 사랑한지 이틀째'인 오늘이 부럽습니다. 적당한 설렘이 적당한 호기심이 적당한 기대감이 적당한 두근거림이 낮은 하늘, 길 막히는 북강변에서도 앞을 보게 해 줍니다.
나도 오늘이 '당신을 사랑한 지 이틀째' 이고 싶습니다 당신을 그리워 한 지 이틀째, 당신을 바라본 지 이틀째, 당신과 커피향을 같이 한 지 이틀째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