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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노라면 Apr 22. 2019

돌멩이 - 나태주

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묻혀 캘리한조각

돌멩이 / 나태주

흐르는 맑은 물결 속에 잠겨
보일 듯 말 듯 일렁이는
얼룩무늬 돌멩이 하나
돌아가는 길에 가져가야지
집어 올려 바위 위에
놓아두고 잠시
다른 볼일 보고 돌아와
찾으려니 도무지
어느 자리에 두었는지
찾을 수가 없다

혹시 그 돌멩이, 나 아니었을까?
-================================-
4월의 한복판에 날씨는 28도를 오르내립니다.
4월에 이 온도라니 별일입니다.
설마 올 여름이 벌써 시작되는건 아니겠지요.
뭐 날씨 걱정은 굳이 벌써 할 필요는 없지요.
그때가 되면 그때대로 또 살아갈테니까요.

나태주님의 돌멩이라는 시를 그려봅니다.
예쁜 돌멩이 있어 집에 가져가려고
꺼내놓은 돌멩이.
잠시 한 눈 팔다 와보니 어디에 두었는지 찾을수 없답니다.
돌멩이 많은곳에 특별한 돌멩이 아니면 찾기는 쉽지 않겠죠.
그런데 마지막 연이 가슴을 퉁 하고 울립니다.
' 그 돌멩이, 혹시 나 아니었을까...'

그러게요.
그 숱한 돌멩이속에서 예뻐 보였던 돌멩이 하나.
귀해 보이던 돌멩이 하나,
그러다 이리저리 섞인 돌멩이 세상속에서
그저 또 하나의 돌멩이가 되어버린듯한,
그 돌멩이,
세상속의 내가 아닐까 한답니다.

사실 돌아보면 우린 다 그렇고 그런 돌멩이였을겁니다.
뾰족한 놈도 없고, 모난놈도 없고, 다들 올망졸망 그렇고 그런 돌멩이들인데,
뭐 그리 대단한 곳에 쓰이겠다고,
뭐 그리 반짝이며 빛나보겟다고,
얼그럭 덜그럭, 아둥바둥 부딫히며 깨지며 살았나 싶기도 합니다.
다들 그렇게 개울가의 그저그런 돌멩이인데 말이죠.

뜨거운 빛속에 앞마당의 풀들이 한뼘이나 쑤욱 커졌습니다.
이름 없는 잡초같은,
구석의 돌멩이같은,
세상속에서 그리 살아온 우리 삶을 도닥거려주고 싶은 저녁입니다.
세상의 모든 돌멩이같은 삶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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