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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노라면 Apr 24. 2019

마음의 휴식

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묻혀 캘리한조각

밤새 비가 내렸나 봅니다.
아침의 앞마당이 촉촉합니다.
마당을 나가보니 어제와는 또다른 세상입니다.
나무의 잎들은 더욱 무성해지고,
어제는 안 보이던 꽃들도 반짝반짝 얼굴을 보입니다.
그렇게 이 봄은, 하루가 다르게 변해갑니다.
하루만 안 보아도 훌쩍 다른 계절로 넘어갑니다
오늘 내가 처음 본 것같은 저 꽃들도, 풀들도 하루하루 조금씩 자라고 있던던 것이죠.
그 예쁜 꽃들을 보면서,
그 아기빛 초록들을 보면서,
계절은, 세상은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천천히 흘러가는데, 우리만 그렇게 바쁘게 살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왜인지 모르게 마음은 바쁩니다.
해야할 것도 많은것 같고,
그러다보니 걱정도 많아지고,
그 걱정은 또 다시 마음을 바쁘게 합니다.
사실 지나고보면,
뭐 하나 의미있는 걱정도 아니었고,
뭐 하나 필요한 걱정도 아니었는데,
뭐가 그리 바쁘게 마음을 피곤하게 한건지 모르겠습니다.

그리 지친 몸과 마음을 보면서,
피곤한 몸뿐 아니라 나의 마음도 쉴 시간이 필요하다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한글자 그려봅니다.
마음을 쉬는것, 휴심 休心.

잠시 바쁜 마음을 놓고,
바짝 당겨진 마음의 긴장을 풀고,
손에 쥐고 달려가던 시계바늘을 잠시 놓고,
잠시만 천천히 걸어볼까요.
그러면 이제서야 세상의 속도가 보일겁니다.
세상은, 계절은 그리 빠르게 지나가고 있는건 아니기도 하더군요.
마음의 속도를 낯추면,
꽃과 꽃 사이를 천천히 날아가는 벌들의 날개짓이 보이고,
빗방울 머금은 꽃잎이 살짝 들려올려지는 순간이 보이고,
나무가지를 쪼아서 물고가는 새들의 눈망울이 보입니다.
그렇게 휘파람 불며 다가오는 봄이 보이고,
이리저리 나풀대는 봄의 몸짓이 보이고
그렇게 봄이 가는 발걸음이 보입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시간의 흐름속에 우리는 살고 있었는데,
우리만 그저 손목의 시계바늘만 보고 달려가고 있었나봅니다.

벚꽃잎이 흩날리며 떨어집니다.
그 잎이 떨어지는 시간은 '초속 5센치'라 했던가요.
오늘은 잠시 마음을 쉬면서,
그 떨어지는 벚꽃잎을 바라볼까요.
오늘이 지나면,
어쩌면 지금이 지나면.
저 벚꽃잎이 떨어지며 피워내는 향기를 맡지 못할지도 몰라요.

세상 모든이들의 평화로운 마음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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