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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노라면 May 07. 2019

참새 - 정호승

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묻혀 캘리한조각

아버지가 내게 말씀하셨다
참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나는 새에게 말했다
참새가 되어야 한다고

정호승 - 참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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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사는 이곳이 좋은 이유중 하나는,
도심과 가까우면서도 새들이 많이 있고, 새소리가 가득합니다.
멧비둘기 소리며, 뻐꾸기 소리며, 이름모를 새소리들도 자주 들려옵니다.

요즘은 초록 사이로 참새들도 바쁘게 날아다닙니다.
집 담장에 있는 나무 한그루는 참새들이 워낙 많이 뛰어놀아서 마치 참새 열매가 열린듯하여 '참새나무'라고 까지 별명을 지었습니다.
도심에선 자주 보지 못하던 참새를 가까이서 보니 참 반갑습니다.
가끔은 우리 고양이 녀석도 참새를 잡으러 같이 뛰어 다녀서 질겁 하기도 합니다.
자연이, 초록이 고마운 이유가 이리 생명을 가까이 하게 해주는 일일가 봅니다.

참새를 보며,  정호승님의 시 참새를 그려봅니다.
어쩌면 이리 재치가 반짝이는 시인지 함박 미소가 지어집니다.
참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아버지의 말씀을,
참새가 되라며 새에게 전해주는 중의적인 표현을 보면서,
어쩌면 정말로 새중의 새는 참새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 작은 몸집으로 무얼 그리 바쁘게 사는지,
무엇을 먹고 사는지,
비오는 날이나 추운 겨울엔 어느곳에서 숨어 사는지,
짹짹이며 날아다니는 참새를 보면,
도심을 왔다갔다하며 바쁜 하루를 살아가는
우리네 모습이 오버랩되기도 합니다.

그래도 참새는 참새로 살고 있는데,
정작 나는 참 사람으로 오늘 하루는 살았는지,
포르릉 참새 떠난 빈 가지를 바라보며 묵상해봅니다.

세상 모든 참사람들의 평화로운 하루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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