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풍 불던 그 곳 빛 고을 견줄 곳 없는 무등의 줄기 따라 너른 들 그곳에 빛 좋은 오월 그날에 우르릉 쾅쾅 천둥이 울고 번쩍 번쩍 날카로운 벼락이 쳐서 다시 올 봄을 외치던 여린 꽃잎 떨어지고 초록 들판 달리던 작은 풀잎 스러져 붉은 땅 황토엔 핏빛 눈물이 스며 어흐라 대한이여 어흐라 민주여
오월 그 날이 다시 오면 붉은 꽃잎 붉은 눈물 뜨거운 가슴 둥근 달 그리는 망월 벌판에서 살아 남아 불러보는 그대들 이름 여태껏 멈추지 못할 통한의 눈물이 여태껏 밝히지 못한 회한의 그 날이 오월 그 날이 다시 오면 부끄러운 심장을 적시고 울려 오월 그 날이 다시 오면 아직도 그 날처럼 천둥 번개 울고 치는 오월 그 날이 다시 오면 붉은 꽃 피고 지는 오월 그 날이 다시 오면 ==========================
5월이 오면, 부끄러워 집니다. 4월의 부끄러움과는 또다른 짙은 부끄러움이 가슴에 번집니다. 39년전의 그 먼 남쪽, 어찌 할 수 없던 어린 마음이었지만, 세월이 흐를수록, 한해 한해 더할수록 5월이 오면 그들앞에 부끄러워 집니다.
39년이 흐른 이번 오월에도 어김없이 꽃은 핍니다 그 해의 오월 그 날처럼 여전히 오월의 꽃은 피어납니다
저마다의 부끄러운 오월의 가슴을 잡고, 저마다의 사연깊은 오월의 그날을 기억하며, 올해도 오월 그 날은 다시 옵니다.
잊지못할 역사의 큰 획위에 선 그들을 기억하며 부끄러운 오월을 살아봅니다. 세상 모든 영혼들의 평안한 안식을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