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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노라면 May 15. 2019

민들레 홀씨

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묻혀 캘리한조각

앞마당 구석진 곳마다 삐죽삐죽 민들레 줄기가 서 있습니다.
탐스런 꽃씨들을 가득 머금고,
하늘하늘 바람을 기다리던 민들레 꽃씨들은,
그동안 불던 봄 바람을 타고 부지런히 이리저리 날라갔습니다.

그렇게 꽃씨들을 다 떠나보낸 민들레 줄기만 덩그러니 서있는 모습을 보니,
문득 어느 한적한  시골의 작은마당,
자식들을 다 외지로 보내고 조용한 마당에서 봄볕을 쬐고있는 어느 노모의 모습이 오버랩됩니다.
품안에 소중히 기른 자식들을 바람에 실어보내며,
'그래, 어느 척박한 땅이라도 훌훌 날아가
좋은 곳에 터를 잡고 뿌리 내리렴' 하고 기원해주는 모습일까요.

마당을 둘러보다가, 아직 씨앗을 날려보내지 않은 민들레를 보고 한컷 찍어봅니다.
가만히 씨앗을 들여다보니, 한창 뒤늦은 출발 준비를 끝냈나봅니다.
떠나려는 꽃씨들은 들썩들썩 합니다
'자 이제 떠나 볼까' 하며 바람이 오기만 기다립니다.

그렇게 새로운 세상으로,
새로운 시간으로,
그들의 시간으로 꽃씨는 떠나겠지요.
그렇게 어느 양지 바른곳에 내려앉아
내년 이 맘 때 또 탐스런 꽃씨들을 피워내겠지요.

세상의 모든 출발하는 꽃씨들의 멋진 여행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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