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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노라면 May 24. 2019

낫또 유감

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묻혀 캘리한조각

미국에서 잠시 공부하던 때 같이 공부하던 일본인이 있었습니다.
어느정도 친해지고 나서, 각자 한번씩 자기나라 음식을 사주러 갔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 그 일본 친구가 주문해주었던 음식중에 낫또가 있었습니다.
그때 낫또를 처음 접해본 내겐 참 고약한 음식이었습니다.
아마 서양인들이 우리 청국장을 보고 이런 느낌일까요.
하지만 몸에 좋다며 날계란까지 넣어서 쓱쓱 비벼주는 그의 정성에 어렵게 어렵게 먹은 기억이 납니다.
세월이 한참 지난 지금도 제게 낫토는 먹기 쉽지 않은 음식이지만, 그 낫토를 볼때마다 이국땅에서 외로운 동양인끼리 나눈 그 일본인친구의 정성이 생각나곤 한답니다.

그렇게 기억하고 있는 낫또가, 뜬금없이 요 몇일  뉴스에 나옵니다.
그것도 몸에좋은 건강식품이라서가 아니라, 누구도 몰랐던 비밀대통령이 허수아비같던 대통령에게 입막음으로 '낫또나 드세요' 라며 권하던 음식이라니 참으로 부끄럽고 황망한 일입니다.

이래저래 마음 불편한 낫또 이야기를 들으며 오래전 전해준 외국친구의 정성이라도 기억해내며 마음을 달래보는 오후입니다.

세상 모든 이들의 건강하고 평화로운 하루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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