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사노라면 Jun 10. 2019

파꽃 - 안도현

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묻혀 캘리한조각

파꽃 / 안도현

이 세상 가장 서러운 곳에
별똥별 씨앗을 밀어 올리느라
다리가 퉁퉁 부은 어머니

마당 안에 극지(極地)가 아홉 평 있었으므로
아, 파꽃 앞에 쪼그리고 앉아서
나는 그냥 혼자 사무치자

먼 기차 대가리야,
흰나비 한 마리도 들이받지 말고
천천히 오너라
========================
안도현님의 파꽃을 그려봅니다.
쭉쭉 밀어올린 별똥별같은 파꽃은
쪽마당에 쪼그리고 계신 어머니의 종아리처럼
이 계절에 그렇게 파꽃은 마당 가득 피어납니다.

뭔가 여유로운 시간도 아직은 익숙치 않습니다.
매양 보내왔던 시간과
매양 보아왔던 계절이지만,
때론 그 익숙함이 낯설게 느껴집니다.
기차 대가리같은 파꽃이
나비 한마리도 받지않고 천천히 오듯
그렇게 시간은 마당으로 초록으로 바람으로 스며 들어옵니다.

시간을 스쳐보낼수 있을때
그 흐름이 바람같아질때
그 기차의 속도가 나비의 날개짓 같을때
정작 마음의 조바심은 잦아들까요.

그저 파꽃의 기다림을 생각하며 마음의 평화를 기원해봅니다
세상 모든곳의 평화를 기원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지금 이 순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