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면서, 때론 멈춰야 한다는걸 알고 있습니다. 때론 그대로 멈추어서서 지나온 길을 보아야 한다는걸 알고 있습니다. 오랜 걸음을 내딛는 순례길같은 긴 여정을, 그렇게 길게 달려오기만 한 시간들을 생각하면, 잠시 멈추어 털푸덕 주저앉아 신발을 벗어 지친 발도 만져주고, 흐르는 땀도 닦아주고, 그저 그렇게 숨을 고르며 돌아봐야 할 때가 있습니다. 긴 인생에선 쉬어야 또 다시 떠나 갈 수 있다는 진리를 생각하면 말이요.
하지만 정작 그 멈춰야 할 때가 언제인지를 알기가 쉽지 않습니다. 멈춤의 아름다움은 알고 있지만, 멈춤의 귀함은 알고 있지만, 과연 지금이 그 순간인지, 조금은 더 달려야 할 때가 아닌지 판단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런 인생의 긴 여정에서 , 우연치 않게 멈출 수 있는 기회를 만났습니다. 우연히 쉴 수 있는 시간을 만났습니다. 과연 지금이 그 시간인지, 과연 이곳이 그 곳인지 알수 없었지만, 넘어진 김에 쉬고 간다는 속담이 확 다가오는 시간입니다.
잠시 멈춤의 시간을 가지려합니다. 잠시 멈추고 차분히 돌아보려 합니다 잠시 멈추고 조용히 내다 보려합니다. 여태의 매번의 여행시간때엔 빠짐없이 붓과 물감을 가지고 다니며 그 순간을 담았었지만, 이번의 여행에선 그 붓도 잠시 내려놓기로 했습니다. 5년정도의 연재기간동안 거의 쉬지 않았던 포스트도 인스타도 이번엔 한 일주일 쉬어보려 합니다.
붓으로 그려보는 세상의 이야기보다, 이번엔 오롯이 나 자신을 보고 싶습니다. 써야한다는, 그려야 한다는 부담조차 갖지않고, 그냥 그대로 멈춰서서 나를 보고, 나와 이야기하고, 나에게서 들어보려합니다. 모든 것으로부터 멈추어, 비로소 무엇을 볼 수 있을까 기대감만 가방에 넣어 떠나보려 합니다.
그렇게 떠났다 돌아오면, 그렇게 쉬었다 일어서면, 그렇게 멈추었다가 다시 걸어가면, 다시 가는 내 마음의 공간이 한뼘 정도는 커져있길 기대해 봅니다. 다녀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