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십년을 해오던 습관같은 삶에서 잠시 손을 놓았습니다. 그렇게 멈추었습니다. 그 멈춤을 지속하기 위해 잠시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이번 여행은, 멈추기 위한 여행이었습니다. 복잡하던 마음속도 비우고, 지친 몸도 누이고, 시간도 멈추기 위한 여행이었습니다.
먼 곳의 긴 거리를 달려보았습니다 희한하게도 세상을 보는 동안은 생각이 멈춰집니다. 머리속에 생각이 많으면 세상이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번 여행에선 생각하지 않고, 그저 바라보기만 했습니다. 덕분에 사진보다, 지식보다, 눈 속에 더 많은 걸 담고 왔습니다. 물론 기억이 흐려지면, 세월이 흘러가면, 그 기억은 흐려지겠지만, 충전을 위한 멈춤의 효과는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여행이 항상 그렇듯, 세상엔 다양한 삶이 있고, 다양한 사람들이 존재합니다. 이번 여행에서도 본의아니게 여러 삶을 목격했습니다. 그 삶을 보면서, 또 그 삶에서 내 인생을 비추어 보면서 예전에 읽었던 ' 사계절의 성서'라는 책의 한 구절이 생각났습니다.
'우리는 한 사람의 마음을 꿰뚤어 볼 수는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마음에 안드는 사람이라고 해서, 너무 쉽게 판단하고 비난하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그가 자신의 한계와 나약함때문에 , 인생의 무게때문에 얼마나 고민하면서 몸부림을 쳤는지 알지 못하지 않습니까..'
세상은 그렇게 자신의 시계를 가지고 자신의 시계바늘의 속도에 맞춰 자신의 길을 각자 걸어가는 사람들과 어울려 사는곳인가 봅니다.
이 세상속에서 나의 시계바늘은 어디쯤 와 있는지, 내 시계바늘의 속도는 어떠한지, 조용히 묵상해보는 주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