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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노라면 May 30. 2018

친구야 너는아니 - 이해인

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묻혀 캘리한조각

친구야 너는 아니? / 이 해 인 수녀


친구야 너는 아니?

꽃이 필 때 꽃이 질 때

사실은 참 아픈거래

나무가 꽃을 피우고

열매를 달아 줄 때도

사실은 참 아픈거래

사람들끼리 사랑을 하고

이별을 하는 것도

참 아픈거래

우리 눈에 다 보이진 않지만

우리 귀에 다 들리진 않지만

이 세상엔 아픈 것들이 참 많다고

아름답기 위해서는 눈물이 필요하다고

엄마가 혼잣말처럼 하시던 이야기가

자꾸 생각나는 날 친구야

봄비처럼 고요하게

아파도 웃으면서

너에게 가고 싶은 내 마음

너는 아니?

향기 속에 숨긴 나의 눈물이

한 송이 꽃이 되는 것

너는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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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이해인 수녀님의 “친구야 너는 아니”의 한 구절을 적어봅니다

부활의 정동하씨도 멋지게 노래음을 얹어 불러주기도 한 글이죠.


몸이 아프던 지인이 있었습니다

갑자기 찾아온 아픔에, 몸의 아픔 만큼, 왜 내게 이런 아픔이 오는지 마음까지 아파 하던 시절에

그의 마음에 들어온 시 구절이라 합니다

어쩌면 혼자 아플 수 밖에 없는 마음을 알아주고 같이 아파해주고 위로해주는 마음을 느꼈을까요

치료하는동안 큰 위안이 되었다 하더군요

다행스럽게도 몸이 좋아져, 지금은 좀더 편안한 마음으로 이 시를 읽을 수 있게됨도 고마운 일이라 생각됩니다.


꽃이 필 때, 꽃이 질 때 사실은 참 아픈거라 합니다

아름다운 꽃을 만들어 내기위해,

그 꽃을 피우다 떨어질 때,

꽃들은 그들의 아픔을 인내하고 그렇게 세월을 맞이하는거라 말이죠.

어쩌면 그런 아픔을 겪으며, 그런 아픔을 이기며 그렇게 우리는 한 뼘만큼 커가는지도요.

그런 아픔 중에도 생각나는 건 친구입니다

아픔을 알아주고, 눈물을 보아주고, 그저 같이 있어주기라도 할 수 있는 친구가 있기에,

‘봄비처럼 아파도 웃으면서 너에게 가고픈 맘’입니다.


또 봄 비가 적셔준 어젯밤이었습니다.

그 밤 비에, 그 봄 비에,

아직도 어느 하늘 아래에서

이러저러한 아픔의 눈물 꽃을 피우고 있을,

스스로의 열매를 키우기 위해 애쓰고 있을,

세상의 모든 이들을 생각해봅니다.

친구 같은 그들의 마음에

눈물을 머금은 향기속의 한송이 꽃이 활짝 피어나길,

그리하여 같이 그 향을 느낄 수 있기를 기원해봅니다


세상의 모든이들의 평화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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