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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노라면 Jul 27. 2019

고향의 봄

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묻혀 캘리한조각

나의 살던 고향은 꽃 피는 산골
복숭아 꽃 살구 꽃 아기 진달래
울긋불긋 꽃 대궐 차린 동네
그 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

꽃 동네 새 동네 나의 옛 고향
파란 들 남쪽에서 바람이 불면
냇가에 수양버들 춤추는 동네
그 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

동요 고향의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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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까지 꾸물거리던 하늘에서 구름이 갈라지더니 쨍하고 진한 햇빛이 쏟아집니다.
몇일간의 비를 잔뜩 머금은 초록과 나무에서 뿌연 수증기가 같이 올라오지만,
내다보이는 바깥은 잔뜩 여름입니다.
오랜만에 잠자리도, 벌들도, 나비도 날라다니고,
새들도 짹짹거리며 앞마당을 날라다닙니다.

여전히 뜨거운 여름이지만, 몇일간의 비끝에 비추이는 햇살은 반갑습니다.
내다 걸린 빨래들도 들썩이며 찌뿌둥한 몸을 펼치고,여기저기 벌레들도 밀린 일들에 바쁩니다.

그 토요일 오후,
문득 고향의 봄을 떠올려봅니다.
서울 도시 한복판에서 나고 자란 서울 촌뜨기이기에 초록빛 고향에 대한 기억은 없지만, 이 나이가 되니 그래도 고향이라는 단어가 주는 막연한 그리움은 남아있나 봅니다.

오랜만에 흥얼거려보는 동요 '고향의 봄'이 새롭습니다.
울긋불긏 꽃대궐을 차려놓던 그 곳,
냇가의 수양버들이 춤추던 그 곳,
저녁이면 밥 익는 내음이 한가득이던 그 곳,
깊은 밤이면 두런두런 별들의 이야기소리 쏟아지던 그 곳,
그 고향을 그려봅니다.
꿈 속의 고향을 그려봅니다.
조용한 토요일 오후,
세상 모든이들의 편화로운 하루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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